국사들의 대화란?

한국 · 중국 · 일본 간 국사들의 대화 가능성

 

동아시아에서 ‘역사 화해’ 의 문제는 여전히 큰 과제로 남아있다. 강화조약과 공동성명에 의해 국가간의 화해가 법적으로 성립해도 국민 차원의 화해가 진전되지 않아 진정한 국가 간의 화해는 어려운 상황이다. 역사가는 역사 화해에 어떠한 공헌을 할 수 있는 것일까?

 

일본의 일본사 연구자, 중국의 중국사 연구자, 한국의 한국사 연구자들의 대화를 통한 ‘국사’와 동아시아 국제관계사의 접점에서 지금까지 의식하지 못했던 새로운 역사상(像)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물론 본 회의의 목적은 입장에 따라 다양한 역사가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며, ‘대화’를 통해 어떠한 합의를 도출하려는 것은 아니다.

 

아츠미 국제교류재단은 2015 년 7 월, 제 49 회 SGRA (세키구지 글로벌 연구회) 포럼을 개최하면서 ‘동아시아의 공공재’ 및 ‘동아시아 시민사회’의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그 과정에서 우선 동아시아에 ‘知의 공유공간’ 혹은 ‘知의 플랫폼’을 만들고, 이로부터 화해로 이어지는 지혜를 만들어 동아시아에 공급하는 것의 의의를 확인했다.

 

이 플랫폼에 「국사들의 대화」 코너를 설치한 것은 2016 년 9 월의 아시아 래회의를 기회로 개최된 제 1 회 “국사들의 대화”였다. 지금까지 3 개국의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많은 대화가 이루어졌지만, 각국의 역사인식을 좌우하는 ‘국사연구자’들이 함께하는 대화는 심화되지 않았다는 인식에서, 우선 동아시아의 역사대화를 가능케 하는 조건을 찾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미타니 히로시 교수 (동경대 명예교수), 거자오광 교수 (복단대 교수), 조광 교수 (고려대 명예교수)의 강연을 통해, 세 나라의 여러 ‘국사’ 연구에서 동아시아의 사건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검토했다.

 

제 2 회 대화에서는 자국의 역사와 국제관계를 보다 구조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몽골침략과 13 세기 몽골제국의 글로벌화”라는 테마를 설정했다. 2017 년 8 월, 한국・일본・중국・몽골 등에서 11 명의 국사연구자가 기타큐슈에 모여, 각국 국사의 시점에서 연구발표를 행한 후, 동아시아 역사라는 시점에서 조공책봉의 문제, 몽골사와 중국사의 문제, 사료를 다루는 방법 등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행해졌다. 이 회의에서 발표된 연구는, 동아시아 전체의 움직임에 주목한다면 국제관계 뿐만 아니라 개개의 나라와 사회를 보다 깊이 이해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해주었다.

 

제 3 회 대화에서는 “17 세기 동아시아의 국제관계”를 주제로 설정했다. 2018 년 8 월, 한국・일본・중국에서 9 명의 국사연구자가 서울에서 모여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만주의 홍타이지에 의한 조선침공과 그 배경에 있는 은 무역을 주축으로 하는 긴밀한 경제관계, 전란 후의 안정에 대해 검토했다. 또한 3 차례의 국사 대화를 되돌아보면서 다음 단계로 이어가기 위해, 와세다대학이 주관하는 “화해를 향한 역사가 공동연구 네트워크의 검증”이라는 패널 토론이 개최되었다.

 

제 4회 대화에서는 “‘동아시아’의 탄생: 19 세기 국제질서의 전환”이라는 테마로 202년 1월에 필리핀 마닐라시 근교의 한국・일본・중국의 국사 연구자들이 모여 각국의 ‘서양에 대한 인식’, ‘전통에 대한 도전과 창조’, ‘국경을 넘는 사람들의 이동’에 대해서 발표하고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서양 국가들이 글로벌화 운동의 영향을 북태평양에까지 미쳤을 때, 한중일의 관계는 정치, 경제, 통신 모든 면에서 긴밀화되기 시작했고, 그러한 가운데 ‘동아시아’를 하나의 지역으로 보는 상상력이 나타났다. 이러한 동아시아 국제 질서의 변화, 그리고 각국의 국내 질서의 변화를 주제로 한 국제 대화를 시도했다.

 

제5회 대화는 「19세기 동아시아에서의 전염병 유행과 사회적 대응」을 테마로 하여 코로나 사태가 진행 중인 2021년 1월에 온라인 형식으로 개최되었으며, 동아시아 지역의 지속적인 교류의 역사에 있어 감염병의 발생과 유행이 한중일 3국에 끼친 영향과 사회적 대응 양상에 대해 검토했다. 19세기에 감염병 문제를 각국이 어떻게 인식했고, 또 어떻게 대응책을 준비했는지를 검토하고 각국의 상호협력과 그 한계에 대해서도 고찰했다. 각국 발표자의 논문 발표와 함께 지난 4회에 걸친 회의 참여자가 패널리스트로 다수 참가하여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신형 코라나 바이러스 감영병의 유행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온라인으로 개최한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Zoom 웨비나라는 플렛폼을 얻음으로써 새로운 전개로 연결되는 의미있는 대화가 되었다.

 

제 6 회 대회는 아시아 근현대의 ‘사람의 이동과 경계·권력·민족’을 주제로 제 5 회에 이어 온라인(3 개국어 동시통역)으로 진행되었다. 시오데 히로유키 교수(교토대)는 문제제기에서 근현대 사람의 이동을 좌우해온 국경에 초점을 맞춰, 사람의 이동이 국가주권체제 및 국제정치구조(제국주의와 냉전)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 후의 세션에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자유토론을 주체로 하여 하루를 소비한 다소 실험적인 구성이었지만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된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본 프로젝트는 포럼, 세션의 대화뿐만 아니라, 3 개 국어에 대응한 레포트 배부와 메일매거진의 릴레이 에세이 등을 통해 원탁회의 참가자의 네트워크화의 도모를 목적으로 시작됐다. 5 년에 걸친 경험의 축적으로, 270 명 이상의 한중일 국사 연구자 네트워크로 성장하고 있다.

 

 

■국사들의 대화 레포트 백넘버

제1회 국사대화 레포트「한국・일본・중국의 국사들의 대화 가능성」

 

제2회 국사대화 레포트「몽골침략과 13 세기 몽골제국의 글로벌화」

 

제3회 국사대화 레포트「17세기 동아시아의 국제관계─전란에서 안정으로」

 

제4회 국사대화 레포트「‘동아시아’의 탄생: 19 세기 국제질서의 전환」

 

제 5 회 국사대화 레포트「19 세기 동아시아에서의 전염병 유행과 사회적 대응」

 

제 6 회 국사대화 레포트「경계・권력・민족」

 

메일매거진 백넘버